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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

재일작가 '현월'의 "나쁜 소문"

 




 

우리는 일본(외국)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재일
(재외)동포, 재일(재외)교포, 재일(재외)한국인 등으로 부르고 있다

그들을 가리키는 이름이 언젠가부터 코리안 디아스포라로 하나가 더 늘었고 앞으로도 늘어갈 것이다

한민족이지만 사는 곳이 한국은 아니고 일본(외국)에 체재하지만 일본인이 아닌 그들...

그들은 이 곳에도 저 곳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에서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디아스포라’ 로 살아간다 

 

낯선 땅을 처음 밟았을 때부터 혹은 태어났을 때부터 그들은 자아 정체성에 대한 문제와 대면해야 했는데 재일작가들은 그런 그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  
재일 1, 2세대와 달리 3세대에 와서는 일본문학과의 구분선이 없어진 듯 보이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자아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며 독자적인 문화권을 이루고 있다


이번에는 특히 재일 3세대 작가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많이 알려진 재일
3세대 작가군(群)에는 유미리, 현월, 가네시로 카즈키 등이 있다

 



이 작가군에서 '현월'을 먼저 소개할까 한다

'현월'은 이름의 어감이 참 멋지지만 필명으로, 본명은 현봉호이다

대비적인 이름의 '명월'과 한끝 차이인데 느낌이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현월은 음력9월의 다른 호칭이기도 하다, 필명이 거기서부터 나온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2000그늘의 집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필명에서 느껴지듯 글은 조금 어두운 내용이 많다

재일 작가들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그도 자아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다루지만 그 방식에서 강인함이 느껴진다

작가는 등장인물들 통해 강한 자아의식을 드러냄으로써 내재적 갈등을 해소하고 초월하려는 뚜렷한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나쁜 소문 - 10점
현월 지음, 신은주 외 옮김/문학동네


 ‘나쁜 소문은 '뼈다귀'라고 불리우는 남자와 그에 관한 나쁜 소문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를 둘러싼 잔혹하고 폭력적인 사건이 나온다
이 작품의 
폭력적이고 적나라한 묘사는 상당부분 부담스럽고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감각적이고 강한 문체는 주인공의 의지를 드러내는 도구이자 독자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작가가 가진 매력이기도 하다. 또한 그것은 이 작품에서 해소와 정화를 느끼게 해주는 역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작풍(作風)에 있어서 무라카미 류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물론 작가의 글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

일본문학에 대한 높은 인기에 비해 재일문학에 대한 관심은 의외로 적은 것 같다

물론 재일 문학 세계의 독특함으로 인해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공통 분모만으로도 그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의 흔적은 우리의 저변에 깔려있는 '한'의 정서와도 상통하며 이러한 각도에서 본다면 재일문학이 우리문학에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재일문학을 대하면 재일작가의 '반한국인'인 자아를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등의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갈등을 보이는 작품에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일본판 서적의 표지는 수위조절의 필요성으로 편집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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