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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

일본 문학의 세계를 기웃거리다, 첫번째 이야기



              

제가 재밌게 읽었던
이토야마 아키코(絲山 秋子
)의 책 몇 권을 소개하려합니다



우선
잇츠 온리 토크(イッツ・オンリ・トーク)

이 소설로 작가는 2003년 96회 문학계 신인상(文学界新人賞)를 수상하고 데뷰하게 됩니다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으로도 올랐던 작품입니다

함께 실려 있는 '일곱번째 장애물'(第七障害)을 더 좋아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승마를 했던 주인공 준코의 경주마 '갓히프'의 다리 골절로 
안락사를 시켜야했던 과거의 아픔을 잔잔하게 잘 그렸습니다

 

잇츠 온리 토크 - 10점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최선임 옮김/지식여행



잇츠 온리 토크는 
일본에서 '부드러운 생활(우리나라 제목임;)'(やわらかい生活:It's only talk,2006)로 영화화되었습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일본영화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Love letter'에서
여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의 유리공예를 하던 남자친구로 나왔던
토요가와 에츠시도 나오네요





다음은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袋小路の男)입니다

2004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상(川端康成文学賞)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여성의 시점
남자의 시점에서 각각 단편이 이어져 있는 구성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내용의 단편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 적어놓았던 책의 일부입니다


-이제 바람피우는 것도 귀찮다.

바람으로는 아무런 해결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다

줄곧 이대로 뭐가 되는 일이 없을지도 모른지만

지금은 당신을 잃는 것이 두렵다

언젠가 당신은 이 막다른 골목길에서 나가버릴 것이다.

당신이 사라진 막다른 골목길에서  나는 한숨을 쉬고

그리고 아직 날 수 있을지 어떨지 조금 고민할 것이다

 

-오다기리는 대답하지 않고 등을 돌렸다.

그건, 그가 기뻐할 때의 동작이란 것을

히나코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 10점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권남희 옮김/작가정신



 


마지막으로
바다에서 기다리다(沖で待つ
입니다

아쿠타가와 수상작이라..하는데
제가 이 책을 읽었을 당시에는 수상작으로 보이지는 않았고 그다지 공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함께 실려 있는 노동 감사절(
勤労感謝の日)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아했던 부분을 조금 소개합니다


-아, 밤이다. 멀리서 졸음에 겨운 개가 하품을 하고,

몇 개의 전등이 꺼지고, 책장이 덮이고, 급탕기가 낮게

웅웅거리고 있겠지. 나는 이 가게에 밤을 사러 온 것이다.

새까맣고 조용하고 좁은 밤 한 조각.


가게 앞에 쳐놓은 발 너머의 거리는 고요에 감싸여 있다.

이제 택시도 별로 다니지 않는다. 나가다니가와 씨도

서 있지 않을 것이다. 끔직이 좋아하는 밤 한 자락,

주머니에 넣어 돌아가자.

바다에서 기다리다 - 10점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권남희 옮김/북폴리오


(↑2005년 아쿠타가와 수상작이라고 써있지만 오타입니다
2005년 '문학계'에 발표한 것은 맞지만 수상은 이듬해 2006년입니다)



작가 이야기를 좀 덧붙이자면

일본 사립 명문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평범한 회사생활을 하다 몸이 아파서 쉬던 중에 '너무 심심한 나머지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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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나머지.는 기자의 창작이겠지만
소설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 데뷰하자마자 아쿠타가와 상 후보작(129회)에 올랐다니
대단한 재능을 지녔네요


그런데 보통은 어머니일텐데 아버지가 배용준 팬이었다네요;


아무튼 인터뷰에서 작가는

“나의 소설은 작가·현실·상상·수수께끼라는 꼭지점을 가진 사각형 안의 세계”

“수수께끼는 잠재의식 혹은 일종의 번뜩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게 소설쓰기의 즐거움”


“수수께끼란 난센스, 왜 그런지 이해가지 않는 것이지만 그것이 관여하지 않으면 작품이 안된다”

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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