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읽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본에서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초초초인기였다. 현재 영화까지 나오면서 다시 회자되고 있는데 내가 처음 읽었던 건 초판이 나오고도 5년이 지나 읽었었지만 그때도 여전히 유행하고 있었으니 하루키(맘대로 이름 부름-일본어로는 勝手に呼び捨て かってによびすて)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 그 후 <상실의 시대> 전 ・후의 작품을 몇 가지 읽었지만 사실 그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게다가 장편이 재미있으면 단편은 더더욱 뛰어나리란 내 예상과는 달리 그의 단편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흐르고; <1Q84>의 소식이 들려왔다. 유행하는 책을 절대 냉큼 사보지 않는 주의지만 운좋게 금새 원서를 손에 넣은 자는 책을 빌려주지 않았고, 도서관에서는 책 표지 구경은 커녕 예약도 줄줄이 밀려있어 도무지 빌릴 수 없었던 탓에 직접 사서 봐야만 했다. ‘일큐팔사’는 게임 즐기는 사람들에게 주로 온다는 손목터널증후군이 올 지경으로 두꺼웠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2권이 끝이 아니라 3권도 등장하셨다. 하지만 그러한 부수적인 것들을 다 잊을 수 있을만큼 몰입할 수 있었고 장편처럼 느껴지지 않을 만큼 흥미진진했다.
하루키는 집필 동기로 우선 조지오웰의 1984년을 토대로 근과거소설을 쓰고 싶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또한 그가 몇 번 글을 썼던 ‘옴진리교’의 ‘지하철 가스테러 사건’에서 매우 평범하며 범죄자 성격도 아닌 사람이 범죄를 짓고 사형수가 된 하야시 사형수에 관해 '달의 뒷면에 홀로 남겨진 듯한 공포'로 비유하며 그 자신의 일처럼 상상했던 것이 출발점이 되었다 한다. ( '옴'진리교가 나와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가스테러당시 도쿄에 있던 나는 괜찮냐는 전화를 무수히 받아야했다. 사건이 일어났던 지하철이 아닌 직전 지하철을 타서 다행이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극적인? 이야기도 들었었다)
한편 1Q84의 book1과 book2는 2009년 5월 30일, book3는 2010년 4월 16일에 발행되었다.
Book4는 나오는가? 하는 것은 발행직후에도 계속 되었던 질문이었을 것이다.
하루키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book1과 book2를 쓴 뒤 그 당시에는 이것으로 끝내자는 생각이었다. Book4이든 book0이든 지금 나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저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전에도 이야기가 있고 그 후에도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라고.
관련 원문
季刊誌「考える人」(新潮社)夏号のロングインタビューで、村上は「BOOK1、BOOK2を書き終えて、そのときは本当にこれでおしまいのつもりでした」「BOOK4なりBOOK0なりがあるかどうかは、いまは僕にも何とも言えない。ただ、いまの段階で言えるのはあの前にも物語はあるし、あのあとにも物語はあるということです」と答えている。
http://webronza.asahi.com/national/2010082700003.html
그의 인터뷰를 보고는 book0도 book4도 나올 수 있다는 말처럼 느껴졌는데 앞으로는 그냥 열기가 가라앉기를 조용히 기다렸다가 유행 지나서 한산해지면 빌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84를 모두 1의 자리수‘일구팔사’의 의미인 일본어로 읽으면 [이치큐-하지욘] 이 된다.
9의 [큐-]로 알파벳 Q와 발음이 비슷하여 중의적으로 표기했으며
책에서는 주인공 아오마메가 현1984년이 아닌 다른 세계를 1Q84로 부르고 있다
이런 중의적인 q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상관없지만 외국에서 발행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를 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일본인도 있었다.
실제로 내 주변에는 ‘일큐팔사’가 아닌‘아이큐 팔십사’로 읽은 이도 있었으니 그것이 결코 기우는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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